사물인터넷, 말도 안 되는 상태에 접어든다
사물인터넷, 말도 안 되는 상태에 접어든다
  • MSD
  • 승인 2016.08.0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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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이 관련한 국가와 기업 그리고 단체 등은 아직까지도 수많은 과대광고를 뿜어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물인터넷의 도입 및 기술 발전이 선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가정은 틀린 것이다. 

자료 | Internet of Things Institute(www.ioti.com)

지금 당신이 저지를 수 있는 큰 실수 중 하나는 사물인터넷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시스코 사물인터넷 및 협업 테크놀로지 그룹의 부사장인 로원 트롤로프가 한 말이다. 많은 기업에게 IoT를 수용한다는 것은 자사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롤로프는 시스코 라이브를 통해 “사물인터넷의 도입은 많은 고객에게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며, “우버와 넷플릭스 그리고 블록버스터 등의 기업에서 일어난 변화와 그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천 500(Fortune 500) 기업들 중 대부분은  현재까지도 이러한 혼란스러운 변화에 면역이 되어있지 않다.

시스코와 디지털 비즈니스 변혁을 위한 글로벌 센터(Global Center for Digital Business Transformation)가 수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혼란’은 향후 5년간 전체 기업 중 4할에 달하는 기업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한편, 사물인터넷은 세계 곳곳에 빠르게 스며들고, 대기업의 풍토를 바꾸고 있다. UPS·GM·보잉·스타벅스 등의 기업은 물론, ABB 등 산업용 장비 제조업체 역시 사물인터넷을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상 거의 모든 대형 전문기술 기업들은 사물인터넷을 자사 사업전략에 도입했으며, 전체 전략 중에서도 상당한 지분을 부여하고 있다. 시스코 역시 사물인터넷이 기술적 추세 중에서도 첨단에 섬으로써 미래의 기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하급수적인 발전
여전히 사물인터넷에 회의적인 이들도 있다. 일례로 스마트 홈 분야 전문가들은 여타 분야에 비해 사물인터넷이 보다 덜 실용적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롤로프는 “‘나는 IoT와 별로 친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이들과 맞닥뜨린다”며, “어느 날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말하길, ‘나 세탁기 샀어. 여기에 ‘나와 무언가를 연결할(Connected)’ 필요가 있는 거야? 모터하고 물만 있으면 되잖아’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마트 도시와 스마트 교통 그리고 스마트 제조 등의 분야에서 보았을 때 사물인터넷은 매우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 홈 시장은 사물인터넷의 활용분야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스마트 홈 시장을 겨냥한 사물인터넷 업계의 과대광고는 스마트 홈 시장에서 갖고 있는 사물인터넷을 향한 회의론을 부분적으로 부정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사물인터넷을 둘러싼 긍정적 시선과 부정적 시선에 큰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기술이 기하급수적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마다 커다란 격차가 발생하는 것을 매번 지켜봐왔다. 이 기술을 활용했을 때의 잠재력을 내다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열정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인간 역사상 처음으로 유전자 분석(Genome Sequencing)이 일어나던 때를 예를 들어보자. 유전자 중 1%의 서열을 분석하는 데에 굉장한 노력과 함께 7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 기술에 회의적인 이들은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려면 한 세기가 걸릴 것”이라며 불평했다. 하지만 미래학자이자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와, 우리가 1%를 분석해냈어! 거의 다 끝난 거야! 7배가시간이면 100%라고!” (배가시간은 개체수가 2배에 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편집자 주)

트롤로프에 따르면, 우리는 사물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보편화가 진행될 즈음 지수곡선의 굴곡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궁금증을 못 이긴 사람들은 결국 사물인터넷의 세계로 떠나가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진정한 의미
사물인터넷을 둘러싼 또 다른 혼란은 바로 그 이름에 관한 것이다. 트롤로프는 “사실 사물인터넷(Inthernet of Things)라는 이름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인터넷 자체가 아니라 인터넷을 도입하는 ‘사물’”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한 사물이 스마트 오브젝트로 변환한다는 것은 사업 측면에서 급진적인 전환이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트롤로프는 “(사물인터넷의 진정한 의미는)사물에서 서비스로의 전환”이라며, “비즈니스 관계의 본질을 바꾸어놓는 것으로, 영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프로그램이 오피스 365로 변환했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길 위에서 ‘연결된(Connected) 자동차를 가장 많이 만드는’ 기업인 테슬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출시했다. 트롤로프는 “자동차가 가진 기능은 당신이 구입하는 사물 내에만 국한되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트롤로프는 이미 테슬라 자동차를 한 대 소유하고 있다. 그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가파른 경사로로 이루어져 있고, 따라서 그가 집으로 돌아갈 때면 차체의 높이를 올려야 했다(경사로의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 

트롤로프는 “수개월이 지난 뒤, 회사는 자사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했다. 예의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을 때, 내가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차체 높이가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운영체제가 내가 매번 같은 곳에서 차체 높이를 올린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GPS 위치를 설정함으로써 이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차체를 올리고 낮출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자동차 기업들은 자사 고객들과 드물게 소통해왔다면, 현재의 테슬라는 현재진행형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트롤로프는 “나에게 자동차의 새 기능을 알리는 메시지가 왔다. 주목할 만한 기능 중 하나는 ‘Ludicrous Mode(직역하자면 ‘미친 모드’ 혹은 ‘말도 안 되는 상태’ 정도가 된다. 편집자 주)’라는 일종의 배터리 및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인데, 이를 적용한 테슬라의 모델 S P90D 자동차는 정지상태에서 60MPH(약 96.5㎞/h)에 도달하기까지 불과 2.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정지 후 가속 기능은 람보르기니 혹은 페라리 자동차와 흡사할 정도다.

트롤로프는 이 ‘Ludicrous Mode’야말로 그가 2015년 시스코와 협업하면서 느낀 감정을 잘 나타내는 말이라고 말했다. “리더십을 가진 팀으로써 정말 미친 사람들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트롤로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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